*부스럼 by 술취한(drunken) 종기가 났다. 발견한건 아침 등교길에서였다.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학교에 가기 위해 자전거에 올라탔는데 안장에 닿은 부분이 말할수 없이 아팠다. 아픈게, 욱씬거리듯 아픈것이 아니라, 마치 상처가 생긴것 처럼 쓰라리는것 같기도 하고, 안장에 살짝 스치기라도 하면 엉덩이가 터질것 같았다. 일단 자전거를 세워두고 주위를 살펴봤다. 이른 시간, 아파트 단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 쓰라림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교복바지에 손을 넣어 엉덩이 근처를 쓰다 듬어 보니, 손톱 반만한 크기의 뭔가가 딱, 만져지는거다. 만지는순간 덜쪼개진 엉덩이가 마치 쪼개지는듯한 아픔을 준다. 결국 자전거는 포기하고, 등교길에 올랐다. 오랜만에 걸어서 등교하는 학교는 생각보다 멀었다. 조용한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학교 가까이 오자, 학생들로 길이 붐빈다. 엉덩이에 부스럼이 생겼다는걸 알자마자 갑자기 말할수 없이 그 부분이 아픈것 처럼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날때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식탁에 앉아서 반찬 몇개 집어 먹고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뛰어나올때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부스럼이 났다는걸 알아채자 마자 미친듯이 아픈거다. 자연스레, 걷는 폼도 이상해졌나보다. "야~ 이건우, 너 거기 수술했냐! 하하하" ......가끔 그럴때가 있다 제발 그 사람만 아니길, 하고 바랄때마다 꼭 그사람이 나타나는 경우. 지금이 딱 그꼴이다. "입닥쳐, 한심해." "새끼, 뭐 그깟 수술좀 한거가지고, 이 형아 이름을 고로코롬 불러재껴" 그래,모르는척 하는게 약이 될때도 있는거다.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여고 애들 표정이 가관이다. "삐졌냐?" 숫제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면서 내옆에 다가와 친근하게 물어본다. 한시해. 한서고등학교 2학년 4반, 41번. 내 대각선 뒷자리. 녀석은 비쥬얼적인 면에서 완벽하나, 완벽을 저주하는 신이 내린 단하나의 결점이 있는데 그게 바로 저 주둥이다. " 이건우~ 이 형님이 다 걱정이 되서 하는소리 아니냐~" 어그적 걷는 내 폼이 포경수술하고 나온 꼴이라고 생각했는지 줄창 저소리다. 옆에 지나가던 여고생들 중에 한명은 이미 얼굴이 씨뻘게 졌다. 젠장, 뻘게진 얼굴은 그렇다고 쳐도, 왜 내 바지가랑이 사이는 그렇게 뚫어 져라 보는거냐. 난, 엉덩이에 부스럼이 생긴거지, 내 거기 끝을 잘라 도려내는 그런 원시적인 수술을 받은게 아니라고. "어라? 진짜 삐졌어? " 대꾸도, 아는 척도 없이 묵묵하게 걷기만 하자 시해놈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내 앞을 알짱 거렸다. 완벽하게 무시하는게, 내 살길이다. 나는 좀더 걸음을 빨리 ....... 해보려고 했으니, 역시 무리다. 종기가 났다고 생각하니까. 생각만으로도 그 부위가 화끈거리는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그렇게나 어그적 거리는것 처럼 보였나. 나름대로 멀쩡하게 걸어보려고 신경좀 썼는데. "그러기에 부모님께, 어렸을때 진작 수술 좀 시켜달라고 말 좀 해보지~" 다커서 뭔고생이니 이게. 정말 안타까워 하는 말투로 입을 여는 한심해 녀석의 주둥이를 내 엉덩이로 눌러주는 상상을 하면서 나는 교문에 들어섰다. 젠장. 오늘 수업은 다받았네. "....뭐냐?" "니 애인이 십자순지 뭔지 해서 줬다는 방석 좀 빌려달라고" "애인은 아닌데" "아무튼" 태웅이자식이 물끄러미 날 보는 표정이 마음에 안든다.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좀더 간절한 표정을 해보았더니 그제사 지가 깔고 앉아 있던 방석을 빼줬다. 우리학교는 남학교라 이런 -십자수 방석이라는-물건을 가지고 있다는것 자체가 놀림감이 될만한데도, 태웅이 녀석은 달랐다. 태웅이란 이름을 가진 놈들은 다 이렇게나 싸가지 밥말아 먹게 생긴건지. 슬램덩크의 서태웅도 그렇고, 그놈과 성만 다른 이 남태웅 자식도 그렇다. 그래도, 지금은 내가 궁하니 그냥 참자. 엉덩이의 종기는 시간이 갈수록 그 고통이 심해졌다. 교실에 들어와 시해녀석의 아가리에 한방 먹이고는 자리에 앉았는데, 맙소사. 척추뼈가 부서지듯 아픈거다. 이깟 손톱만도 못한 크기의 종기가 이렇게나 날 아프게 하다니. 마치 온몸의 신경이 그쪽으로만 쏠린것 같아서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엉거주춤, 다시 일어나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삐질 땀을 쏟는 나를 보고 짝궁이 의아하게 쳐다봤다. 살짝 웃으면서 아무것도 아니야. 대답하긴 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상태는 아니었다. 이대로는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서 오늘 종일있는 수업을 못들을것 같아, 체육복이라도 깔아놓고, 쿠션을 삼아볼까 어쩔까. 의자를 노려보며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는데, 내 시선끝에 태웅이 녀석의 방석이 보였다. 푹신푹신, 쿠션 만땅인것 처럼 보인다. 저놈 애인이 해줬다고 애들이 떠벌이고 다녔던것 같기도 한데. "어디 아프냐?" 선뜻 빌려주진 않겠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엉덩이 아픈게 너무나 간절했기에 속는셈 치고 말이라도 걸어보자 했는데 어라, 너무 쉽게 내어줬다. 채,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방석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놈이 묻는다. "아냐" 고개를 돌려 아니라고 대답해 주곤 자리에 앉았다. 태웅이 녀석의 방석, 역시 보이는것 만큼 좋은 쿠션감이다. 덩치도 산만하고 싸납게 생긴 새끼가 어울리지도 않게 이런 꽃방석을 하고 앉아 있다고, 매일 혀를 찼는데, 앉아보니, 앉아 있을만 했다. 그나저나 애인이 준거라고 애들이 떠들기에 그런줄 알았더니, 애인이 아니었다? 흠. 하기사 내가 상관한 일은 아니지만. 태웅이 놈이랑은 그저 같은 반 아는 사이일뿐이지 적절하게 친분을 섞어, 친구라고 부르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나는 그저 방석을 빌려준 그놈이 고마웠고, 이 방석을 만들었을 어느 여인네가 고마워졌다. 비록 내 종기 떄문에 그 쓰임새가 흉악스러워 졌지만. "종기난거 라면 짜야 돼." 점심시간이 되서 급식소로 애들이 달려 나가고, 시해놈도 나를 끌고 부산하게 달려나가려고 했지만 나는 손을 저어 사양했다. 먹고 싶지 않았다. 급식카드를 꺼냈다가 도로 집어 넣고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방석을 깔고 앉아있었긴 했지만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라 내내 신경을 쓰고 있었더니 반나절도 못되 기운이 쪽 빠질 만큼 지쳐버렸다. 애들이 다 빠져 나간 교실은 적막하기 까지 했고 이 틈에 잠이라도 좀 자둬서 고통에서 해방되어 볼까..하고 있는 찰나에 내 귀에 들린 목소리는 방석 주인의 목소리었다. 남태웅. "아무래도 엉거주춤 앉아 있는게 꼭 그래보여서 말이야." 창밖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엎드린 채로 태웅이 녀석을 바라보는데, 녀석이 못알아 들은건가 하는 얼굴로 그거, 하면서 내 엉덩이 쪽을 턱으로 가리킨다. 냅둬, 말을 툭 내 뱉으면서 다시 고개를 창밖으로 돌리니, 가만 있는것 같았던 놈이 다가와 내 등을 쓰다듬었다. 움찔. 교복 조끼도 안입고 얇은 와이셔츠 하나만 입은 내 등에 적나라 하게 와닿는 놈의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라 버렸다. "예민해져 있네. 종일 신경 쓰고 있으니 안그러겠어?" 이제 와서 뭔 친한척인지 모르겠다. 이미 친한 사람 안친한 사람 나름대로 패거리가 갈려, 안정되어가고 있는 5월 초가 아닌가. 녀석이 나에게 이런 관심을 보이기엔 우린 분명 안친한 사이다. "괜찮으니까, 상관하지마" 급식소에 밥먹으러 안간건가. 왜 교실에 남아서 이렇게 불편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방석하나 빌려 줘 놓고 마치 자신이 뭐라도 되는듯 다 알아야 하는것 처럼 말을 꺼내는 놈이 슬쩍 불편해 졌다. "양호실 가서 약이라도 발라" 양호실, 양호선생님. 학기초에 씨꺼먼 남학생들 사이에 한떨기 백합처럼 나타나신, 강림해주신 우리 어여쁜 양호선생님. 종기가 난부분이, 이마라던가, 손목, 등판, 또는 유두 근처라면 선생님 아프니까 제발 짜주세요 하면서 에로틱한 분위기라도 연출해 낼수 있겠건만. 씨발. 엉덩이다. 내가 난 부분은 엉덩이었다. 거기다가, 바로 항문 근처. 아아. 그런곳에 종기가 났다고 말하는건. 나 사실 볼일보고 밑을 잘 안딱아서요. 라던가. 샤워하는게 귀찮아서 한달에 한번씩 샤워해서 종기가 나나봐요. 라는 고백을 에둘러 하는꼴밖에 안된다. 게다가 실상을 말하자면 너무나 억울한것이 나는 샤워를 좋아하는놈이고, 보통의 남고애들이랑 다르게 깔끔한 편이라는거다. 종기. 그 얼마나 더럽고, 안씻고 냄새나는 놈들에게만 생길것 같은 병명이란 말이냐. "너, 조선시대 임금들이, 뭐 때문에 죽었는줄 아냐?" 뜬금없이 조선시대. 아직도 가지 않고 있었는지, 태웅이 녀석의 목소리는 지척에서 들렸다. "대부분 종기가 발병해서 죽었잖아. 그냥 내버려 두다가 죽었어. " 그거 무서운 병이야 내버려두면 안돼. 내 귓가에 속삭이듯 다가와 태웅이 놈이 말을 꺼냈다. 아. 역대 왕가의 핏줄들도, 나와 같은 고민으로 하루를 보냈으리라 생각하니 말도 안돼는 동정심과 더불어 동질감이 불쑥 차오른다. 심장한켠이 두근거리면서 혹시 나도? 라는 생각이 쳐드는건 왕후장상의 씨도 그런 병으로 죽었는데 나라고 괜찮을까? 라는 소심한 생각이 불쑥 쳐들었기 때문일테다. ".....진짜냐?" "응" 하지만 태웅이 말마 따나 종기를 짠다고 쳐도, 이걸 누구한테 짜달라고 부탁을 한단 말인가. 일단 우리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봤다. 막내 아들이라면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고 말씀.........하셨던게 아마 나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일꺼다. 지금도 그 눈이 안아프신진 모르겠다. 어제만 해도 방 더럽다고 먼지나게 두들겨 맞을 뻔 했었는데. 음. 그럼 아빠...를 떠올려보니, 무섭다. 아무리 아버지지만 내 똥고를 들이밀면서 아빠 짜줘! 라고 할수는 없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아버지가 그런 내 부탁을 들어주실지는 절대로 자신이 없다. 그럼 우리 큰누나.는 집에 안들어 온지 벌써 일주일째니 오늘도 얼굴 보는건 요원할테고 둘째누나는 마음이 심약하고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 그런건 안될테다. 양호선생님께는 죽어도 안되고, 아. 대장항문외과. 뭐 이런데 가서 짜달라고 해야하나? 아냐, 이건 종기니까 피부과에 가야 하나? 그렇지만 간호사들도 있는데서 엉덩이 까고, 여기 종기가 났는데요 라고 말하는건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리게 부끄럽다. 아. 제기랄. 하필 종기냐. 하필 엉덩이냐고. 왜 항문 근처 그 좁디 좁은 계곡에 나서 이모양이냐고! "그 종기 안짜고 내버려 두면. 내일은 더 커져, 손쓸수도 없게 될꺼야." 이럴때 내앞에 네이버 검색창이라도 있으면 정답게 지식인들과 수다를 떨며 내 병에 대해 토로해 볼터인데. 망할 학교라니, 게다가 유일하게 내 고민을 나눌수 있는 상대가 남태웅 놈이라니. 분명 나는 한심해(한시해) 자식이랑 더 친하긴 하지만 이 문제는 그 자식한테 말할수가 없다. 왜냐고? 그 비완벽한 주둥이가 뭔 말을 하고 다닐지 어떻게 아냔 말이다. "혼자서 못짜는곳에 났어." 결국 나는 한숨을 몰아쉬면서 이야길 꺼냈다. 태웅이 말이 사실인지 진짜 인지는 모르겠지만 놔둬서 놓을게 없다는데에는 나도 이견이 없는바다. 하지만, 짜야겠지만 나로서도 내 손대고 짜기 싫은 부위인데 누구더러 짜라 마라 할수 있겠냔 말이다. 담임에게 병원갔다온다고 조퇴증이라도 끊을까. "이건우, 내가 짜줄께" 태웅이 놈에서 나온 내 이름이 이상하다. 저 놈도 내 이름을 알고 있었나? 태웅이야 워낙에 쌀쌀맞고 여자한테 인기 많아 잘난놈으로 학교에서 유명하지만 나는 다르다. 반에 있어도 있는듯 마는듯, 존재감이 투명한 존재가 아닌가. 내 이름을 아네? 라고 멍청하게 반문하려다가 태웅이 놈이 꺼낸 말이 그제서야 뇌리에 박혔다. 뭐? 니가 짜준다고? "양호실 침대에서 짜줄께. 가자 지금 점심때라 양호도 자리에 없을꺼야." 정말 멍청하게 고개를 돌려 태웅이 녀석을 바라보고 있었나보다. 정신차려. 라고 태웅이 놈이 내 뺨을 톡톡 두들길때까지 아무 소리도 못들었으니 말이다. 화장실에서 몰래 짜주고 싶지만 위생상 문제가 생길것 같아서 말이야. 사뭇 진지한듯 말을 꺼내는 놈의 표정은 마치,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꼭 내 손으로 구해 내고 말겠다 결의가 서린, 허준선생 같았다. 오오 드라마에 주구 장창 나왔던 전설의 명의! ........제기랄. "괜찮아. 병원가면 돼" 새꺄. 장난치냐? 그냥 확 갈아먹을까 보다. 엉덩이에 종기 났다고 놀리는건가 싶어서 녀석을 바라보는데 아무래도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괜찮으니 신경꺼. 나름대로 돌려 말했는데 영 먹히지 않나보다. 앉아 있던 내 자리에서 지 방석을 쑤욱 빼버린걸 보니. "아아아악" 처절한 내 비명소리가 텅빈 교실안을 채우고, 나는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버렸다. 눈물이 찔끔나게 아프다. 아오 씨발 새끼. "가자, 양호실.짜고나서 방석 마저 빌려 줄께" 방석을 손에 들고 빙글, 돌리면서 태웅이 놈이 나를 봤다. 엉거주춤, 녀석에게 잡힌 팔을 내려다 보면서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말도안돼. 정말로 양호선생은 자리에 없었다. 아마도 밥먹으러 갔겠지. 나는 멍청하게 속으로 자문자답하고 있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살짝 쳐진 커튼이 바람이 펄럭이고 있었다. 운동장 한켠에 시끄러운 애들 소리가 들리고. 상큼한 나무 내음이 양호실에 가득 들어차있었다. "저기가 좋겠다." 나를 끌고 오다시피 한 태웅이가 한쪽 구석을 가리키자 겹겹이 칸막이로 가려진 구석진 침대가 보였다. 정말 할꺼야? 떨리는 눈길로 태웅이를 바라보자. 당연하지 라는 얼굴로 나를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뭔가 잘못된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녀석에게 반박을 못하겠다. 묘하게 내 논리가 가로막혀진 느낌이랄까. 나는 종기가 났고, 내 종기는 빨리 짜야 하고, 자진해서 짜줄 사람은 남태웅 하나밖에 없고, 짜고 나서도 태웅이 방석을 빌려 써야 하는 나로써는 거절할수 없는 조건이다. 음. 머릿속으로는 완벽하게 이해가 가는 상황인데 뭔가 어긋나는 느낌이 드는거다. 뭘까. "바지 벗어봐" 엉거추춤 침대위로 올라가 엎드린 것까진 좋았는데, 바지 벗어보라는 태웅이놈의 목소리가 벼락 치듯 내 뇌리에 울렸다. 아아. 뭔가 이건 아닌것 같은 상황에 고개를 돌려 녀석을 바라보는데 마치 오늘 반찬은 계란 말이야. 하고 말하는것 같이 담담한 표정이다. 같은 남자고, 또 같은 반친구 - 라고 생각하니 묘하게 어긋나는 기분이지만 - 인데, 부끄러워 하는게 이상한건가. 슬쩍 태웅이를 보다가 나는 바지버클을 풀었다. 엎드린 채로 쓰윽 바지를 내리고, 팬티에 손을 가져다 대려는데, "건우, 아직도 삼각팬티 입네?" 아이고, 우리애기 아직도 기저귀 차? 라는 말로 들린건 내 환청이겠지. 분명 태웅이 녀석이 삼각빤스 어쩌고 저쩌고 말을 하는데 그게 곱게 안들린다. 뭐라고? 되물으려는데 다시금 진지한 얼굴을 한 녀석이 입을 열었다. 빨리 벗어 시간없어. 내가 벗기기전에. 그래, 쪽팔릴꺼 얼른 벗어버리고 짠다음에 편해지자.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엎드린 채로 팬티를 발목 근처까지 쭈욱 내렸다. 잠시 그러고 있길 얼마간, 태웅이 녀석이 아무기척이 없기에 고개를 돌려 보려고 하는데, 엉덩이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앗 차가!" "미안." 손이 차가워서. 태웅이 놈이 말하는 목소리가 어쩐지 좀 떨리는것도 같다. 머리를 베개에 쳐박고, 엉덩이를 하늘 높이 들추고 있자니 좀 부끄럽긴 한데 뭐 이왕 이렇게 된거 빨리 짜고 안아팠음 좋겠다. 시원하게 까버린 엉덩이가 시원하니 기분이 좋다~ 라는 생각까지 들고 있을무렵. 어디에 난거야? 태웅이 녀석 목소리가 내 상념을 꺠웠다. "그..그러니까 거기, 엉덩이 사이에, " 말하기가 민망하다. 이렇게 까지 까버렸는데, 사실 똥고 주변에 종기가 나서. 라고 말하면 에잇 더러워 안짜줘, 라고 하는게 아닐까? 괜스레 조바심이 난다. "아. 여기 구나." 내 말에 이제사 찾았는지 탐스럽게 쪼개져있을 내 엉덩이 라인을 따라 슬쩍 들춰본 태웅이가 피식 웃었다. 무지 아팠겠네. 하며 그곳에 입김을 후. 하고 불어넣는데 간질간질 기분이 이상했다. "크지?" 될대로 되버려라 마음 먹으니 아에 마음이 편하다. 나는 아에 베개에 턱을 고이곤 마음 편하게 물어봤다. 아침에 자전거 타기 전에 확인했을땐 내 손톱 반만한것 같았는데 지금은 어느정도이려나. "응 한 니 손톱 반만큼, 생각보다 크다." 니 손톱 반만큼, 이라고 말을 하는 태웅이놈의 목소리가 사뭇 떨렸다. 이상스러워 나는 엎드린 채로 내 손톱을 봤다. 남들보다 살짝 작은 손톱. 부채꼴 모양으로 나있는 손톱은 내가 봐도 못생겼다. 굳이 내 손톱 만큼 이라고 말을 하는 걸 보니 그렇게 크진 않은건가 싶기도 한데. 목소리가 저리도 떨리는걸 보니 좀 짜기에 벅찬건가 싶기도 하고. "짤께" 짠다. 라고 말하는 태웅이의 숨소리가 이상하게 거칠었다. 아프지 않게 해줄께. 라고 다독이는 소리는 숫제, 달콤하기까지 해서 어리둥절 할 정도였다. 불쑥 내밀고 있는 엉덩이가 시렵다..싶을 지경까지 됬을때 태웅이는 내 종기를 짜기 시작했다. ...............가 아니라 빨기 시작했다. 오마이갓.!!!!!!!!!! "남태웅! 뭐하는 짓이야!!" 질척, 혀를 날름 거리는 소리가 음산하게 양호실을 채웠다. 순식간에 얼굴이 턱끝부터 뻘게지고, 귀가 뜨거워 진다. 아둥바둥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어느새 같이 침대위로 올라온 태웅이놈이 한손으로 내 등판을 꾸욱 눌렀다. 맙소사, 어디다가 입을 대는거야! "가만 있어봐 이래야지 안아파." 한참을 츄웁 츄웁 소리나게 빨던 놈이 입술을 떼고 그런 말을 찌걸였는데, 소름이 쫘악, 돋았다. 아픈건 둘째치고 너무나 부끄럽다. 우리엄마도 못해줄만한 일을 지금 니가 하는거잖아! "됐어! 나 안해! 괜찮아 이러지마!" 대공황 상태라는게 어떤건지 알겠다. 머릿속에서 안돼. 라는 단어가 빨간색으로 반짝 거리고. 아무말이나 내 뱉고 있는 내 주둥아리는 당황으로 가득차있다. 손을 버둥거리는데도 놈의 누르는 힘이라는게 너무나 과격해 어쩌질 못하고 있길 얼마간. 분명, 내종기가 난 부분은 항문 근처이건만. 녀석이 할짝 이는 부분은 꼭, 내 그곳 같다. 똥고! "어때?" 어떻겐 뭐가 어때!! 소리를 바락 지르고 싶은데, 그 자글자글 주름진 부분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핥아 내리는 태웅이놈 혀 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순식간에 찌릿, 발끝부터 전기가 타고 올라오는듯한 쾌감에 나도 모르게 대답대신 흐응. 하는 콧소리가 나왔다. 그런 내 반응이 우스운지 놈이 피식, 하고 웃었다. 이런, 씨발 개 쪽팔려. "귀엽네." 귀엽다고 말하는 태웅이놈이 목소리는 흡사 참기름을 말로 들이마신 리마리오 같다. 밀쳐내고 싶은데 자꾸 안된다. 팔을 버둥거리는 내 꼬라지가 위에서 내려다 보는것 처럼 순식간에 떠올라 멈칫했다. 밟혀 죽기 전의 개미 같은 꼬라지다. "좀 느껴져?" 베개에 얼굴을 들이대고 애써 내오려는 신음성을 참으려는데, 할짝할짝, 쉴틈없이 잘도 빨아대는 태웅이 놈이 확인차 그렇게 물었다. 느껴지긴 뭐가! 바락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데, 미끄덩 거리던 놈의 혀가 어느 한부분을 쓰윽 훑어 내리니 그대로 내 입에선 신음소리가 난다. 아무래도 이건 뭔가 잘못된것 같아 몸을 돌려보려고 하는데 내 엉덩이를 꽈악 움켜 잡은 놈이 혀를 말아 쥐곤 그부분을 집중적으로 애무한다. 쪼글쪼글한 내 항문근처 피부가 간만에 느껴지는 새로운 자극에 환호성을 지른다. 매일 휴지로 쓱쓱 닦아 내기만 하다가 기분좋게 할짝여 주니 좋을만도 하긴 한데 그래도 상대를 좀 봐가면서 좋아할것이지. 같은 동성에게 엉덩이를 내어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고 있으니 이건 확실히 문제가 크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슬슬 기지캐를 켜듯 일어나고 있는 내 아랫도리. "큭, 느끼는구나" 빰빠바라밤. 빠바라바밤. 빰빠라바밤. 아주 땅이 갈라지면서 지구의 용사가 나오는것 처럼 아들놈이 천천히 일어난다. 그런 내몰골이 귀여워 죽겠다는듯이 내 와이셔츠를 쭈욱 목덜미 까지 밀어올린 태웅이 놈이 혀를 세워 척추를 따라 쓰윽 한번 훑어 내렸다. 지릿지릿. 몸이 베베꼬이고 미칠것 같은 그순간 아주 완벽하게 일어나 버린 내 아들놈이 나를 보고 인사한다. 고개를 숙여 내려다 보니 맹렬하게 덜렁거리고 있었다. 오 맙소사 씨벌게진 얼굴이 더이상 벌게질 곳이 없을정도로 그 명암을 더해가고 태웅이 놈의 손아귀를 벗어나려는 내 손길은 좀더 처절해졌다. 아무리 그래도 친구손에 흥분하는건 내 이미지상 안돼!! 머릿속에 경고등이 지랄맞게 울려대고 엉엉 울어버리고 싶은 기분에 머리를 흔드는데 찰칵, 낯익은 소리가 난다. 숙인 고개 그대로 밑을 내려다 보니 내 다리 사이로 보이는 태웅이 녀석이 벨트를 풀러 바지를 살짝 내리고 내 것의 한 두배만큼 빵빵해진 지껄 잡고 꺼낸다. 으악.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내 엉덩이, 그 굴곡 사이에 매끄럽게 가져다 대고 비비기 시작했다. 오싹. 한손으로 내 목덜미를 무섭게 움켜잡은 놈이 다른 한손으론 자기껄 잡고 내 그곳에 마구 부비기 시작한다. 지 딴에는 좋은지 신음소리가 거칠어 지는데 미치겠다. 그래, 더 미치겠는건 나도 숨이 가빠진다는거다. 흘끗 오른쪽으로 간신히 돌려 바라본 태웅이놈의 얼굴이 붉다. 뭐라도 간절히 원하는것 같은 표정. 이미 엉덩이에 난 종기는 우리 둘의 관심사 밖으로 날아가버렸고 팽팽해진 내 아들내미가 종래엔 어떻게좀 해달라고 끈적한 눈물같은 애액을 흘렸다. "이 건우! 늦었어 일어나" 눈을 뜨니 보이는건 내 방 천장. 깜빡 깜빡, 몇번이나 눈을 감았다 떠봤지만 마찬가지다. 나도모르게 손을 들어 내 아들내미에 가져다 댔는데, 맙소사 질척 질척. 이불을 후다닥 걷어버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팬티를 벗었다. 팬티 안쪽엔 하얀 우유범벅이었다. 놀라 황급히 벗어 침대 밑에 속옷을 던져버리고 옷장에서 다른 속옷을 꺼내 입는데 기분이 묘했다. 분명 내가 이렇게 된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는것 같은데 엄마 목소리에 놀라 일어나 보니 꿈이 까무룩 생각이 안나는거다. 가슴이 답답할 만큼 뭔가 중요한 꿈이었고 상당히 에로틱한 꿈이었는데 생각이 안나니 답답했다. 눈을 뜰때까지만 해도 뭔가 손에 잡힐것 같이 생각이 났는데, 어린애도 아니고 오랜만에 몽정을 해버리고 나니 놀라 꿈 기억이 싹다 날라가 버렸다. 마치 del 키 라도 눌러버린것 처럼 아주 깨끗하게. 밥이라도 먹고 가라는 엄마말을 한귀로 흘려 들으면서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아까 부터 가슴 안쪽에서 부터 뭔가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고, 가슴이 먹장이라도 친것 처럼 먹먹했다. 뭘까, 뭘까. 띵, 하고 1층에서 열리는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묶어 놓은 자전거 잠금 장치를 풀러 올라타는 순간까지도 나는 계속 답답한 기분이었다. 익숙하게 안장에 올라 앉는 순간 따끔. 뭔가가 미친듯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올라타다 말고 너무나 아파 아얏, 소리를 지르고 튕겨 나와 주위를 둘러보고 바지안쪽에 손을 넣어 그 통증의 원인을 더듬 찾아 보는데. 젠장. 종기났다. the end